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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갑자기 코로나

코로나 양성 판정 가족 구성원 중 음성인자 보호 방법

by 태태봉 2020. 12. 16.

코로나 음성 생활치료센터 입소

Photo by ThisisEngineering RAEng on Unsplash

가족 4명 중 유일하게 코로나 양성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아들...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할 때 아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참 막막하고 눈앞이 깜깜했다.

다른 가족들을 보면 이런경우 다른 가족이 돌봐준다고 하는데...

 

아내와 딸아이는 자가격리 중 음성에서 양성으로 바뀐 상황이라 아들을 어느 누구에게도 맡길 수가 없는 상황

아들도 충분히 양성으로 바뀔수가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선뜻 받아줄 수가 없다.

보통 이런 경우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맡아주는데...

3년전 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신 뒤로 우리 아이들에게 할머니 할아버지는 모두 하늘에 계시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는 저 먼 완도에서 생활을 하고 계시는 터라 아들을 그쪽으로 보내기도 힘든 상황

 

이런 일 때문에 아내와 나는 코로나가 터졌을 때부터 조심하자고 다짐을 해왔었다.

우리는 코로나에 걸리면 누가 돌봐줄 사람들이 없기에..

 

그러나, 결국 닥치고 말았다.

그리고 온전히 우리 힘으로 해결해야 했다.

나는 생활치료센터에 있으면서, 아내는 생활치료센터로 입소를 준비하면서 아들의 거취 문제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동생은 당뇨가 있어 코로나 취약상태이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고령이신 데다 기저질환이 있어 보낼 수도 없는 노릇...

누군가는 고아원이나 위탁시설로 보내라고 하는데...

가족도 안 받아주는 판국에 어딜 보낼 수 있고 또 어찌 시설로 보낼 부모가 있을까??

 

결국, 음성인자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게 되는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처음엔 보건소에서 음성인자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는 안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딸아이는 내가 있는 곳으로 오고 아내는 아들과 생활하는 것으로 보건소에서 추천을 하였다.

담당자 얘기를 가만히 듣다가

"48개월도 안된 5살 아이가 혼자 구급차 뒤에 태워 이 먼 곳 이천까지 보내시겠다고요?'

"어머, 그걸 생각 못 했네요, 그래도 음성인자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는 안돼요~빨리 방법을 찾아보세요..."

 

그래서, 질병관리청(1339)에 전화를 했다.

원칙적으로 음성인자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는 되지 않는데....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노약자가 있을 경우 누군가의 보호가 반드시 필요하다면 동반 입소는 가능합니다.

 

그래서, 다시 보건소와 협의 시작...

우선 질병관리청과 통화 시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음성인자도 보호자가 필요한 경우 동반 입소는 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양성 3명에 음성 1명이니 4명이서 2인 1실을 사용하겠습니다.

안 그래도 생활치료센터 병상도 모자라니 우리가 1명이라도 줄이겠습니다

그러니 경기도와 다시 협의해 주세요...

 

결국, 4 가족이 한 곳으로 모이는 것으로 협의 완료...

 

그렇게 내가 생활치료센터 입소 후 5일 만에 다시 가족들이 다 모이게 되었다.

사실, 아이들이 귀찮긴 하지만 생활치료센터 입소할 때 아이들과 2주 넘게 떨어져 있기 자신이 없었는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할 때 음성인자는 3일에 한 번씩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지침을 받았다.

하~~6살 아이에게 3일에 한번씩 코로나 검사는 너무 가혹한데...ㅠㅠ

(사실 이때는 아들도 코로나에 감염될 것을 감수하고 데리고 들어왔다.)

참고로, 생활치료센터는 지원하는 병원이나 관리 주체가 다르므로 운영방식이나 지침이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다른 분의 얘기를 들어보니 어떤 생활치료센터는 음성인자가 입소를 해도 코로나 검사를 안 해준다는 곳도 있다.

 

그렇게 3일이 지나 첫 번째 코로나 검사를 받는 날 결국 하얀 방호복을 입고 기다리는 검사자들 곁으로 가는 것을 두려워해서 실패, 그렇게 4일째도 아들의 검사 거부로 실패....

결국 어르고 달래고 좋아하는 베이블레이드를 사주기로 약속하고 5일 만에 성공....

첫 번째 검사 결과 음성...

 

코로나 검사를 하는 이유는 음성인자가 거의 대부분 감염이 되기 때문에 아이가 감염이 되면 그때부터 다시 가족 모두 2주간 카운트가 시작된다.

예를 들어 14일 뒤 증상이 호전되면 퇴소인데... 음성인자가 3일 뒤 코로나 확진되면 17일이 걸린다는 이야기다.

 

결국, 아들은 3일이 아닌 5일 간격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퇴소하기 전까지 총 3회의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3회 모두 음성 판정....

사실 코로나 음성인자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를 하게 되면 감염될 확률이 높다.

역학조사를 받거나 밀접접촉자에게 감염이 된 사람들은 알겠지만 잠깐 같이 있는 것으로도 감염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들은 어떻게 확진자 3명 사이에서 17일간 4평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격리된 상태에서도 감염이 되지 않았을까?

 

하고 싶은 말은 결국 마스크이다.

17일간 가족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고...

밥도 따로 먹었다... 아이 둘을 먼저 먹이고 아내와 나는 그다음 식사를 하는 방식으로...

 

 

정부에서 말하는 것처럼 백신은 마스크다.

최고의 방역은 마스크이다.

마스크의 위력을 제대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17일간의 생활치료센터를 퇴소하면 바로 보건소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음성인자가 양성 인자와 생활을 했으니....

당연히 밀접접촉자로 분류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집에 오자마자 아들은 감염병 지침에 의해 2주간의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여전히 우리는 집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밥도 따로 먹으며 좀 더 넓어진 생활치료센터(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퇴소 시 보건소와 협의하여 아들의 자가격리가 해제되는 날 우리 가족 모두 코로나 검사를 받기로 했다.

부디 모두 음성이 나와서 완전한 격리 해제가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