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 갑자기 코로나

코로나19 양성 판정 이후 일어나는 일들

by 태태봉 2020. 12. 6.

그동안의 기억들이 막 스쳐지나가는 지금...

이곳에서의 생활들을 조금이나마 기록을 해두어야 겠다.

아직도 코로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전혀 모르는 정보들로 사람들은 혼란에 빠져 있는것 같다.

Photo by SJ Objio on Unsplash

여느때처럼 일을 마치고 불금이라 퇴근 후 집에서 저녁식사와 함께 한주의 피로를 풀기 위해 술을 한잔 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술을 많이 먹었나?'라는 생각과 함께 몸이 약간 이상함을 느꼈다.

아침을 먹고 주말 볼일을 위해 움직이려 하는데 혹시 몰라 체온을 재봤다.

38도가 넘었다.

 

뭐지?? 혹시 몰라 질병관리본부?? 아무튼 1339로 전화를 했다.

 

나 : 코로나 증상과 비슷한데 검사를 받아야 할까요?

상담원 : 역학조사를 통한 연락이 오지 않은것이라면 병원가서 진료받고 푹 쉬세요~

 

그럴까?? 그런데 요즘 확진세가 심상치 않아 아이들도 있고 해서 무조건 병원으로 갔다.

독감증상이 있는데 독감일수도 있으니 코로나검사와 독감검사를 같이 하자는 것이었다.

젠장.. 독감 예방접종 미리 했어야 하는데....

독감이겠지??

결과는 주말이라 월요일에 나온다고 했다.

 

월요일 아침에 결과가 나오니 회사에 전화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출근을 못하니까...

그리고 집에와서 자가격리를 시작했는데...

몇시간뒤 보건소로부터 전화가 왔다.

 

"양성입니다."

 

그 이후 정신없는 몇시간이 흘러갔다.

 

보건소와 역학조사를 위하 동선을 파악하고,

카드사용내역 확인을 위해 승인내역을 보내주고

동선일지를 작성해서 2일동안의 이동 내역을 알려주고(역학조사는 증상발현일 이전 2일까지 하는것 같다.)

팀장님과 인사팀 그리고 관련자들에게 전파를 했다.

그리고, 바로 아내와 아이들은 밀착접촉자로 분류되어 바로 선별진료소로 검사를 받으러 갔다.

 

코로나 양성판정을 받는순간부터 여기저기 연락을 취하다 보면

내가 꼭 여러사람들에게 피해를 준것만 같아 심한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여러사람들과의 통화는 꼭 취조를 받는듯한 기분이 든다.

그렇게 정신없는 시간이 몇시간 흐르고 나면 갑자기 우울해 진다.

게다가 아이까지 있는 집이면 특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집이면 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친다.

아이가 아니라 내가 확진인데.... 마치 아이가 확진된것 처럼 걱정하는 사람들...

이런 상황이 더욱 확진자 가족들을 힘들게 한다.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걱정하며 마치 우리가 죄인인것 처럼 공격을 하는 사람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용기를 내라고 하는 사람들...

 

이런 폭풍같은 시간이 지나면 우울감이 밀려들며 마지막 관문인 병상배정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데....

양성판정 받고 역학조사가 끝나면 그 다음날 병상배정이 되는것 같다...

그렇게 뱅상배정받기까지의 그날밤은 엄청난 긴 터널을 홀로 터덜터덜 걸으며 통과하는것 같다.

끝이 안보이는 것에 대한 우울감과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를 불안감을 갖고 잠을 설친다....

나는 경기도 주민이라 경기도의 생활치료센터로 가게 되었다.